현대차그룹 UX 스튜디오 상하이가 2026년 7월 22일 문을 열었다. 중국 소비자가 완성된 차를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초기 콘셉트부터 양산 전 검증까지 차량 공간과 기능 설계에 참여하는 연구 거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얻은 결과를 서울·프랑크푸르트·미국 어바인과 연결해 글로벌 차량과 서비스 개발에 반영할 계획이다.
상하이 징안구 3층 건물에 두 연구 공간
스튜디오는 상하이 징안구의 3층 건물에 자리 잡았다. 일반 방문객에게 열린 오픈 랩과 초청 사용자가 심층 연구에 참여하는 어드밴스드 랩으로 나뉜다. 오픈 랩에는 미래 모빌리티 흐름을 보여주는 UX 익스플로러, 인터페이스와 실내 구조를 체험하는 UX 테스트, 연구 과정을 소개하는 UX 아카이브가 들어간다.

실차 대신 바꿔 끼우는 ‘벅’으로 먼저 검증
어드밴스드 랩은 실제 차를 매번 만들지 않고도 화면, 조작계, 좌석과 공간 배치를 바꿔 볼 수 있는 고정형 시험 장치인 ‘벅’을 활용한다. 고정밀 시뮬레이션 플랫폼에서는 차세대 HMI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사용 흐름을 점검한다. 기능이 작동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가 메뉴를 얼마나 쉽게 찾는지, 정보가 과도하지 않은지, 동승자에게 공간이 편한지까지 살피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콘셉트부터 양산까지 참여
현대차그룹은 참가자가 초기 아이디어, 공간 구성, 기능 설계, 사용성 검증 등 개발 전 과정에 직접 의견을 낸다고 설명했다. 이는 출시 직전 설문조사보다 훨씬 앞선 단계에서 문제를 찾겠다는 뜻이다. 다만 참가자 의견이 모든 양산차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안전 기준, 비용, 시장별 규정과 기술 완성도를 함께 검토한 뒤 제품 사양이 결정된다.
왜 중국 소비자 경험을 따로 연구하나
중국은 다중 화면, 음성 제어, 차량과 스마트 기기를 잇는 연결 서비스의 변화가 빠른 시장이다. 상하이는 젊은 출퇴근자, 다자녀 가족, 여성 운전자, 기술 관심층이 함께 생활하는 대도시라 사용 상황을 폭넓게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푸단대 경영대학원 등 현지 학술기관과도 협력해 가족 이동, 여성 운전자 출퇴근, 단거리 도심 이동을 연구한다.
SDV 시대에는 화면보다 ‘사용 흐름’이 경쟁력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은 업데이트로 기능을 바꿀 수 있지만 메뉴 구조가 복잡하면 편의가 오히려 떨어진다. 내비게이션에서 충전소를 찾고 결제하는 과정, 음성 명령이 실패했을 때 다시 선택하는 과정, 운전자와 동승자가 같은 화면을 쓰는 방식처럼 연결된 흐름이 중요하다. 상하이 스튜디오는 이런 상황을 차량 출시 전 반복 시험하는 역할을 맡는다.
서울·프랑크푸르트·어바인과 양방향 연결
상하이는 독립된 중국 전용 조직에 머무르지 않는다. 현지에서 확인한 사용 습관을 그룹의 공통 기술 플랫폼과 글로벌 연구망에 전달하고, 다른 지역의 연구 결과도 중국 프로젝트에 적용한다. 회사가 내건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 전략은 중국형 기능을 단순 추가하는 방식보다 현지 사용자를 개발 과정에 포함시키는 데 초점이 있다.
국내 운전자에게 바로 바뀌는 것은 아직 없다
이번 발표에는 특정 신차, 적용 시점, 국내 업데이트 목록이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 판매 차량의 인포테인먼트나 운전자 보조 기능이 즉시 바뀐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 다만 현대차·기아·제네시스가 같은 글로벌 UX 연구망을 쓰는 만큼, 중국에서 검증된 음성·멀티스크린·커넥티드 서비스 아이디어가 장기적으로 공통 플랫폼에 반영될 가능성은 있다.
결론: 차를 만든 뒤 묻지 않고 만들면서 묻는다
UX 스튜디오 상하이의 핵심은 화려한 전시 공간보다 개발 순서의 변화다. 소비자가 콘셉트부터 검증까지 참여하고, 결과를 네 도시의 연구 거점과 공유한다. 다만 실제 양산 적용 모델과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금은 새로운 기능의 확정 발표가 아니라 현대차그룹이 중국 사용 경험을 글로벌 SDV 개발에 끌어들이는 연구 체계를 갖췄다는 소식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